부산시 문화체육국 관계자들이 금정총림 범어사를 방문해 불교계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부산시립합창단의 전곡 찬송가 공연 사실을 확인하고 적극적인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부산광역시 문화체육국은 7월1일 금정총림 범어사를 방문해 범어사 국장단 스님 및 부산불교연합회 실무자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송삼종 문화체육국장 등은 6월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 부산시립합창단의 제182회 정기연주회 전곡이 찬송가로 불린 것과 관련해 이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송삼종 문화체육국장은 “공연의 구체적인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고 다른 지역의 사례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던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자 보내주신 공문에 대한 문서적 답변에 앞서 부산시를 대표해 직접 찾아왔다”며 “향후 공연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최대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직 시에는 편향 공연을 금지하는 조항이나 처벌 등의 규정 자체가 없기에 이번 공연에 대한 문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특정 종교에 편향된 공연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충분한 방안을 모색하여 2주 내로 다시 불교계와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금정총림 범어사 총무국장이며 부산불교연합회 사무총장 보운 스님도 “부산시 측의 입장을 고려해 이번 사안으로 관계자의 문책이나 부산시장의 사과문을 요구한 사항은 철회하겠다”며 부산시의 입장을 수용하고 공문상 요청 사항 일부를 자발적으로 철회했다. 이어 스님은 “특정 종교에 치우친 공연의 재발 방지가 목적인만큼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모든 종교에 공적이며 모든 시민을 위한 공연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며 “공공성을 띤 공연에 대해 종교편향을 방지하는 조례나 이에 준하는 규칙이 반드시 제정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노총 부산시립예술단 지부는 전곡 찬송가만 불러 종교편향 및 우리 사회의 종교 갈등을 조장한다고 비판 받는 부산시립합창단에 대해 “예술 표현 자유”를 내세우며 이를 두둔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92호 / 2021년 7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