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화체육관광부가 캐럴 캠페인을 벌이며 국공립 및 시립합창단들이 곳곳에서 찬송가 공연을 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립합창단이 종교편향이 아닌 가족 음악회를 준비해 진정한 송년음악회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포항시립합창단은 지난 여름 기독교 일색의 음악회를 진행해 불교계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습니다. 이은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포항시립합창단이 오는 16일 가족송년음악회를 진행합니다.
캐럴 같은 기독교 찬양 일색의 찬송가 공연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전국의 국공립 및 시립합창단과 달리 주제를 가족에 맞춰 온가족이 함께 음악을 즐기며 한해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민요에서부터 대중가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춘 종교색이 옅은 캐럴 몇 곡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곡 구성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장윤정/포항시립합창단 지휘자 (전화 인터뷰)
(영화음악들 생소한 악기들로 신나게 들어보는 시간들 트로트 메들리로 무대도 꾸며보고 우리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그런 다양한 레퍼토리로 함께 하자는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여름 특정 종교 일색으로 공연을 기획해 불교계와 마찰을 빚었던 포항시립합창단이 정부가 국민 세금을 뿌리며 억지 캠페인을 벌이는 캐럴 대신 코로나를 겪으며 더 소중해진 가족의 의미를 공연에 담아 송년음악회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겁니다.
덕화스님/포항불교사암엽합회장 (전화 인터뷰)
(기독교 노래를 전적으로 하는 데 대해서 스님들이 지적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포항시립합창단장이 미리 찾아와서 이런 곡들을 공연하겠다고, 시립합창단이니까 불교적인 것도 하고 기독교적인 것도 하고...)
포항시립합창단은 종교 편향적 공연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공연을 취소한 이후에도 지역 불교계와 꾸준하게 교류하며 상생의 발판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장윤정/포항시립합창단 지휘자 (전화 인터뷰)
(불교 안에서 우리 고유문화 자산 안의 아름다운 것들을 받아들여서 음악으로 승화해서 시립예술단이라면 함께 모아서 또 각자의 것을 내놓고 연주하고 포항의 아름다운 사찰에 맞는 아름다운 합창곡들을 작곡해서 연주하면 어떨까..)
서로의 기념일을 축하하며 이웃종교와 유대를 이어오고 있는 포항 불교계 역시 무조건적인 반대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덕화스님/포항불교사암엽합회장 (전화 인터뷰)
(종교계는 사실 그렇습니다. 포항 같은 경우는 특히 천주교, 기독교와 가끔 만나서 공양도 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다만 합창단 건으로 해서 시 예산으로 편향된 노래를 한다는 것은 맞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화합하는 차원에서...)
공공성을 지닌 시립합창단인 만큼 특정종교에 편향되거나 그로 인해 소외와 갈등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포항시립합창단의 세심한 배려와 노력은 정부의 억지 캐럴 캠페인에 편승해 다른 종교를 무시하는 행태를 이어가고 있는 전국의 대다수 공공합창단의 종교편향 공연에 상생을 위한 변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BTN뉴스 이은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