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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합창단, ‘선교 무대’ 재개 여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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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08공공합창단
댓글 0건 조회3,550회 작성일23-05-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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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합창단, ‘선교 무대’ 재개 여지 남아 있다

기자명 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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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 입력 2023.05.01 13:30  
  • 수정 2023.05.01 13:35  
  • 호수 1679  
  •  댓글 1
 

자문위 폐지… 종교편향 논의 불가능 
‘해촉’ 등의 조치로 사전 방지 의문

징계 각오 무대 열면 ‘선교의 장’
홍준표 시장, 강력한 대책 세워야

대구시립합창단의 특정 종교 편향 공연을 사전에 막기 위해 설치된 종교화합자문위원회(자문위)가 해산될 예정이다. 대구시가 자문위 폐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대구시는 ‘예술감독 해촉’ ‘문화예술회관장‧콘서트하우스관장 감봉 이상 징계’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징계 수위를 높이면 종교편향 프로그램을 함부로 편성하지 못할 거라는 기대감이 얹어진 방책인데 실효성에 대해 불교계는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찬송가 공연을 염두에 둔 인물이 징계를 각오하고 교묘하게 프로그램을 구성‧강행하면 ‘선교 무대’가 열린다는 사실을 10년에 걸쳐 경험했기 때문이다. 자문위 폐지는 사실상 공연에 앞서 종교편향 여부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우려감은 더욱 커진다. 

대구시립합창단의 종교편향 공연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오른 건 2013년이다. 9월에 열린 121회 정기연주회에서 ‘우리에게 평화를-하나님의 어린 양’ 등을 공연했다. 홍보팸플릿 표지에는 ‘이 땅에 기쁨과 평화를’이라는 문구를 부제로 달았다. 예술을 앞세운 ‘선교 무대’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대구시와 합창단 관계자들은 “연주회 프로그램 구성에 대해서는 전권을 위임한 상태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침체한 경제로 힘들어하는 지역민들에게 평화를 주고자 음악회를 기획했다. 다소 기독교적일 수 있지만 문제 될 것 없다”라고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자체 심의라도 해서 개선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해 11월과 12월 열린 122‧123회 정기연주회에서도 찬송가를 공연했지 않은가.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의 문제 제기에 대구시는 “종교편향 프로그램은 편성하지 않겠다”라고 했지만 2014년 10월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제1회 대구합창대제전’에서 또다시 종교편향 무대가 열렸다. 이날 인천시립합창단은 대구시의 초청으로 참석한 동화사 스님들 앞에서 찬송가를 불렀다. 심지어 대구시립합창단은 이미 대구시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은 찬송가마저 무대에 올렸다. 이러한 일련의 행태마저 ‘예술의 자유’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이것은 독선이요 오만이다.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대구시는 2014년 재발 방지를 위해 ‘종교화합 자문위원회’를 설치했다.

이후 대구시립합창단의 ‘찬송가 선교’는 근절되었을까? 2021년 6월 기준 ‘최근 4년간의 공연’에서 부른 198곡 중 88곡이 기독교 찬송가였다는 분석이 있었다. 46%이니 거의 절반에 이른다. 여기에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시립합창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면서 다수의 기독교 찬양 프로그램을 또 편성했다. 더욱이 앙코르 공연은 부처님오신날 전야에 오를 예정이었다.

불교계가 종교편향 무대라고 비판하는 건 ‘신’이라는 단어 하나 언급된 곡이 연주되기 때문이 아니다. ‘하늘 높은 데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 가사의 ‘영광’, 주‧예수‧여호와가 16차례나 등장하는 ‘아름다운 세상’에 이어 ‘모차르트 C단조 미사’를 편성된 프로그램을 놓고 이의를 제기한다면 어찌 볼 것인가? “모차르트를 공연할 수 없다니? 사전 검열이다” “그 많은 모차르트 곡 중에서 왜 하필 미사인가?” 상식의 선에서 생각하면 어디에 방점을 찍을지는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열리는 ‘힐링 무대’가 ‘선교 무대’로 둔갑하는 걸 방관하는 건 종교편향을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구시가 ‘만장일치’라는 제도적 장치를 애써 둔 연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 이후 적어도 대구시립합창단 공연에서는 이웃 종교인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찬송가는  울리지 않았다. 

대구시의 자문위 폐지는 ‘선교 무대’가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예술단으로서 종교 중립의무 준수는 필수인 만큼 실효성 있는 시립예술단 종교편향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예술계, 종교계 간 소통과 화합도 강화해나가겠다”라고 악속했다. 불교계와 소통하며 좀 더 면밀하고도 강력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1679호 / 2023년 5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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