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독립기념관을 교회 신도들에게 예배 장소로 제공하는 등 국가시설을 사적으로 활용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 스님)가 8월 29일 위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종평위는 입장문에서 “독립기념관은 국민의 성금과 염원으로 건립된,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리는 국가적 상징 공간”이라고 지적하고, “민족 교육의 장인 독립기념관에서 특정 종교의 행사를 허용하는 것은 독립운동 정신의 보편성을 훼손하고, 독립기념관의 역사적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독립기념관을 특정 종교를 위한 장소로 이용하고 직원까지 동원해 개인 손님들의 안내와 의전을 맡도록 한 것은 ‘공공기관의 사유화’로 간주될 수 있다”며, “이는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하고, 공직자의 중립성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성토했다.
종평위는 끝으로 “공공기관이 특정 종교를 편드는 행위는 종교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국민적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며, “김형석 관장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김 관장은 지난 5월 서울의 한 교회 신도 30여 명이 예배할 수 있도록 독립기념관 강의실을 빌려주고 부인과 함께 직접 예배에 참석했다. 김 관장은 일주일 뒤에도 강의실을 다른 교회의 예배 장소로 빌려주었으며, 일반 관람객은 들어갈 수 없는 수장고를 교인들이 입장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기도 했다.
같은 달에는 컨벤션홀을 대관 절차를 밟지도 않고 ROTC 동기 모임에 무료로 제공하는 등 국가시설을 사적 친목 모임 장소로 활용한 것이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김 관장은 올해 광복절 기념사에서 “광복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해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축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윤봉길 의사의 유언을 왜곡해 공분을 샀으며, 친일파 인사의 명예 회복과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는 등 뉴라이트 사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각종 물의를 일으켜 왔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독립기념관 내 특정 종교 행사 진행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입장문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5월 독립기념관 내에서 특정 종교 행사를 진행한 사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김형석 관장이 서울의 교회 신도들을 독립기념관으로 초대해 예배를 볼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고, 심지어는 유물 보관소인 '수장고'까지 개방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독립기념관은 외침(外侵)을 극복하고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지켜 온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와 국가 발전사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공공기관입니다. 이곳은 국민의 성금과 염원으로 건립된,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리는 국가적 상징 공간입니다.
모든 국민에게 열려 있는 민족 교육의 장인 독립기념관에서 특정 종교의 행사를 허용하는 것은 독립운동 정신의 보편성을 훼손하고, 독립기념관의 역사적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인 독립기념관을 특정 종교를 위한 장소로 이용하고 직원까지 동원해 개인 손님들의 안내와 의전을 맡도록 한 것은 ‘공공기관의 사유화’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는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하고, 공직자의 중립성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아 마땅합니다. 공공기관은 모든 국민에게 공정하고 중립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공공기관이 특정 종교를 편드는 행위는 종교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국민적 통합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이미 불교계에서는 공공기관의 종교 편향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으며, 이번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논란은 이러한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김형석 관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시기 바랍니다.
불기2569(2025)년 8월 29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향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