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수불자들이 동국대(정각원, 대각전, 법학관 모의법정, 남산학사, 상록원) 일원에서 모여 7월 2일부터 4일까지 한국불교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불교 지성인들의 모임 사단법인 한국교수불자연합회(회장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가 7월 2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탈종교시대 미래 불교를 이끌어가기 위한 발표의 장 ‘2024 한국교수불자대회’ 입재식을 봉행했다. 이 자리에는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선업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 윤재웅 동국대 총장, 마츠나가 아츠시 신요엔 국제원장 등 100여 명이 함께했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 스님은 격려사에서 “첨단과학이 주도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탈종교 시대는 가속화되고, 인성적 사유가 부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적 가치관이 인류의 삶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학자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대회로 학자로서의 오랜 연구결실과 불자로서의 신행·신심이 조화롭게 발휘대 학계와 사회에 불교의 가르침이 널리 전해지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선업 스님은 치사에서 “불교는 생로병사의 근원적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자유, 사부대중 모두가 자성을 지녔다는 평등, 보살행을 추구하는 평화의 지혜로서 인류를 구원하고자 한다. 이번 한국교수불자대회는 탈종교 시대에 사부대중이 그 해법을 모색하는 원력을 담고 있어 매우 시의 적절한 논의의 자리”라며 “2박 3일 동안 아침, 저녁으로 이어지는 예불과 수행을 통해 불자 교수님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고 미래를 열어가는 지혜를 얻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자들의 연구발표·신행생활을 위해 동국대 일원을 제공한 윤재웅 동국대 총장도 한국불교 중흥에 함께 노력할 것을 피력했다. 윤 총장은 “종교환경의 변화로 종교의 위상과 역할을 새롭게 모색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최근 동국대도 건학이념의 재조명으로 대학생 전법, 불교인재 양성의 요람 역할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불교종립 대학으로서 불교중흥의 중심에서 불자 교수님들과 더불어 최선을 다하겠다. 2박 3일간 용맹정진할 교수 불자 여러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는 축사에서 “불자 교수들은 학문을 연마하면서 부처님 가르침을 수행하고 전법의 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교학연찬의 최선봉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탈종교시대의 불교와 사부대중의 길과 역할을 제시하는 등 원만 회향되길 바란다”고 발원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도 축사를 통해 “저출산·고령화·탈종교 등 사회적 현상과 변화에서 불교의 종교적 역할과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제는 불교 발전을 위해 반드시 다뤄야할 중요한 과제”라며 “이 뜻깊은 법석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문수보살의 지혜로 불교계의 현안과 미래를 열어가는 활발한 연찬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 마츠나가 아츠시 신요엔 총본산 국제원장 등이 축사를 통해 불자 교수들을 응원했으며,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관음종 총무원장 법명 스님도 서면으로 축사를 전달했다.
앞서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대회를 통해 지금까지의 종교에 관한 보편적 사고의 평면을 뛰어넘고 또 다른 세계의 창을 열어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보게 되길 바란다”며 “‘이 시대의 종교란 무엇인가’를 화두 삼아 어느 순간은 아주 뜨겁게 그러나 다른 때에는 시리도록 차갑게 자신과 그 주변을 직관하는 지혜를 구해주길 기대한다. 한국불자교수연합회는 행복과 이익을 대중과 함께 나누는 한국불교를 만들어가고 그 속에서 행복한 불자가 되겠다”고 서원했다.
‘탈종교 시대의 종교 정체성과 한국불교가 가야 할 길’을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각 연구 영역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불자교수들이 대거 발표한다. 대회 기간 총 20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되며, 참가자들은 세션별로 발표 및 질의 토론을 이어간다. 교수 불자들은 2박 3일 간 동국대 '정각원'과 '대각전'에서 아침 예불과 참선 등 수행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이지윤 기자 yur1@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