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 스님, 이하 종평위)가 ‘2024년 제3차 회의’를 열고 역사문화유적지의 가톨릭 성지화를 바로 잡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평위는 6월 24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회의실에서 ‘2024 제3차 회의’를 열고 전차 회의결과를 보고하고 사업경과 및 현안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안건 중 △해미읍성의 특정종교 성지화 진행 현황에 대해 심각성을 강조하고 9월 5일 4차 회의를 해미읍성 현장으로 정하고 현장답사를 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종평위원 11명 중 10명이 참석해 성원됐다.
이날 조계종 사회부는 고종 3년(1866) 병인박해 때 가톨릭신자 일부가 처형당했다는 이유로 해미읍성의 가톨릭 성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가톨릭 신자 순교기념비, 십자가의 길이 설치되고 있으며 이를 철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지난달 5월 28일 서산시의 회신에서 ‘특정종교 강조가 아니며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한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회부장 도심 스님은 “최근 해미읍성 성지에 직접 방문했다”며 “자료로 봤던 것보다 더 심각한 성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심 스님은 “서산시에 공문을 보냈지만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국가 사적지 특정종교 편향적 역사서술이 옳은 일인가 질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계종 사회부는 서산 해미읍성과 더불어 홍성의 홍주성지의 가톨릭 성지화 문제를 강조하며 다음 회의 장소를 해미읍성과 홍주성지로 정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종평위는 ‘역사문화 유적지의 천주교 성지화 사례에 관한 전국 단위 현장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며 세미나도 개최하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날 종평위는 △송현공원 내 이승만 기념관 건립추진 현황 △승(僧) 한글 번역 표기 정정 요청 △삼성산 한민족대백과사전 관련 현안 △서울 순례길 진행현황 등의 안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송현공원 내 이승만 기념관 건립추진 현황에 대해선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승만건립추진위와 불교계와 대화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며 유감을 표했다. △승(僧) 한글 번역 표기 정정요청에 관한 건은 조선왕조실록 한글 번역 과정에서 ‘승(僧)’을 ‘중’으로 표기하고 있는 점에 대한 정정 요청이다. 사회부는 4월 3일 한국고전번역원에 ‘중’ 번역을 ‘승’ ‘승려’로 정정을 요청했다. 이에 한국고전번역원은 5월 회신을 통해 문맥상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정정하겠다고 전했다. 종평위원장 향문 스님은 “방대한 양의 번역본을 단기간에 모두 수정하긴 어렵겠지만 개선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한다”고 말했다.
유화석 기자 fossil@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