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평위, 6월24일 ‘제3차 회의’ 개최
불교 배제되고 천주교 편중 서술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문제 비롯
한국고전번역원 내 불교 비하 표현인
‘중’ 번역 전면 재검토하고 바로잡기로
사회부, 정정 위한 면담 결과 공유하고
“국가기관들의 빠른 시정 조치 환영…
올바른 역사의식 정립 위해 협력하자”
불교사가 배제된 채 천주교 관련 내용만 게재됐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기술과 대표적인 불교 비하 용어로 꼽히는 ‘한국고전번역원’ 내 ‘중’ 번역이 전면 수정된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향문스님, 이하 종평위)는 6월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종회분과회의실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사실을 공유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편찬·운영하는 온라인 사전이다. 대백과사전에는 불교사가 모두 배제된 채 천주교 관련 자료로만 편찬되는 등 편중된 역사가 기술됐다는 문제가 있었다. ‘삼성산’을 비롯해 ‘천진암’ ‘주어사’가 천주교 관련 내용으로만 규정됐기 때문이다. 삼성산은 나옹·무학·지공 세 스님이 수도한 곳이라 삼성산이라 이름했다는 조선시대 문헌 기록이 있으며, 천진암과 주어사는 200여 년 전 박해받던 천주교인을 보호하다 희생된 스님들의 숭고한 역사가 서린 곳이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부(부장 도심스님)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오류에 대한 문제제기 및 정정에 나섰다. 6월11일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공문을 발송, 대백과사전 재집필을 요청했다. 6월19일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 백과사전편찬부 담당자와 면담을 갖고 대백과사전에 기존 역사가 배제되는 심각한 오류가 있으며, 종교 분야 ‘성지’ 용어는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기 부적절하다는 점, 오류 해결 및 재발 방지 방안 수립 등의 요구사항을 재차 전달했다.
사회부에 따르면 한국학중앙연구원은 6월24일 공문 회신을 통해 삼성산을 비롯해 문제된 사항들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문제제기를 계기로 대백과사전 내 편중된 내용들이 있는지 전면 점검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집필자를 새로 선정해 재집필에 나설 예정이다. 사회부는 재집필시 불교계 자문위원을 추천, 올바른 역사의식 정립에 협력할 계획이다.
사회부장 도심스님(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당연직 위원)은 “한국학중앙연구원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으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잘못 기술된 역사를 바로잡겠다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빠른 시정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가장 신뢰있는 사전이기에, 재집필시 신중을 기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스님이 ‘중’으로 번역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시정조치한 경과보고도 있었다.
사회부는 지난 4월 한국고전번역원에 ‘중’ 번역을 ‘승려’로 정정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승려, 출가자 등 ‘스님’을 지칭하는 다양한 표현 가운데, ‘중’은 종종 불교 비하표현으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가기관의 번역이 자칫 스님을 비롯해 불교계에 대한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정정 요청을 하게됐다.
이에 한국고전번역원은 5월 회신을 통해 “불교계 우려를 알고 있는 바, 근대 번역자들에게 문맥상 부득이한 경우 외 ‘승려’ 등으로 번역토록 권유했다”라며 “향후 지침 정비 및 번역자들에게 공유 방안 마련 계획이 있으며, 최대한 바로 잡아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종평위원들은 향후 불교에 관련한 잘못된 내용들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객관적 용어 집필 등 정정에 함께 해야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