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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 주어사·천진암도 가톨릭 자료만 인용해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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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08천진암 주어사
댓글 0건 조회2,531회 작성일24-07-0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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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암, 천주교 강학 발상지’로 단정
‘주어사’는 ‘권철신 관련 사찰’로 한정
“가톨릭에 유리한 정보만 선택한 태도”
평화신문 출신 언론인이 단독 집필
'한국교회사' 관련 본인 저서만 인용

한국불교 삼대화상(지공·나옹·무학)에서 유래한 삼성산(三聖山)을 가톨릭 신부의 유해성지로 왜곡해 논란을 빚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천진암’ ‘주어사’도 가톨릭 자료만 인용해 서술하며 사찰의 역사성을 철저히 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필 또한 가톨릭계 언론인이 맡았다.

한중연이 편찬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하 민백)이 ‘천진암’을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과 관련되는 사적”으로, ‘주어사’를 “권철신의 주도로 한역서학서의 강학이 이루어진 장소로서 한국천주교회의 요람지”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천진암·주어사는 조선 후기 서학을 공부하던 이들에게 강학 장소를 내어주다 스님들까지 핍박당해 폐사된 사찰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이들 사찰을 가톨릭 발상지로 주장하고 그곳에 성지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불교계와 가톨릭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천진암은 1970년대부터 변기영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가 인근 터를 매입하기 위해 영통사, 회령사 스님들을 내쫓고, 천진암의 ‘암자 암(庵)’을 ‘풀이름 암(菴)’자로 바꿨다. 주어사도 천주교한국순교복자수도회가 산림청과 1982년부터 ‘분수림 설정 계약’을 맺으며 사지 점유에 나섰지만, 불교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현재는 재계약이 무산된 상태다. 특히 절터에 있던 조선시대 ‘해운대사의징비’가 서울 양화진 성당으로 옮겨져 불법 반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어사의 역사를 되찾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와이주신(造瓦以主信)’ 글씨가 새겨진 기와와 고대 인도문자인 범자(梵字)가 찍힌 암막새 조각, 백자 조각, 상평통보 등이 발견됐다. 본존불을 모신 건물인 금당 등 건물터 유적 2동도 확인되면서 조선 중기까지도 사격이 컸던 중요 사찰임이 확인된 상태다.

 

심지어 천진암 혹은 주어사가 ‘천주교 강학회의 발상지’라는 주장은 가톨릭계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이견을 낳고 있다. 민백이 천진암을 설명하며 “천진암 성지 개발이 천주교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1779년의 강학이 천진암에서 개최되었다는 ‘사실’에 근거했다”고 기술한 데 대해 이창익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교수는 “가톨릭계 강학의 기원을 재구성하기 위해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연구교수는 “일반적으론 1784년 초 청나라 북경에서 세례를 받고 귀국한 이승훈이 한성부 남부 수표교 이벽의 셋집에서 집단적 세례의식을 거행하면서 한국 천주교회가 창설됐다고 본다”며 “반면 주어사가 서학 강학의 장소였다는 근거는 정약용이 쓴 권철신과 정약전 묘지명 뿐임에도 가톨릭계는 강학의 기원을 재구성하고자 유리한 정보만을 선택하고 불리한 자료는 배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톨릭계의 소신있는 신학자들도 사이에서도 “고위 성직자와 몇몇 신부들의 욕심에 의해 역사적 근거 없이 (성지가) 개발되고 있다”며 “천주교의 교구중심제가 악용된 사례”라는 문제 제기가 적지 않다.

한중연의 집필자 선정 기준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천진암과 주어사 설명을 집필한 이충우 씨는 평화신문 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으로 확인됐다. 참고한 문헌 또한 자신의 저서인 ‘한국의 성지’(분도출판사, 1981), ‘한국천주교회사연구’(한국교회사연구소, 1986), ‘한국초기교회사와 주어사’(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84)가 전부다.

객관성·공공성을 담보해야 할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의 ‘백과사전’이 이처럼 역사적·종교적 논란이 진행 중인 키워드를 특정 사관 중심으로 서술하면서 종교 간 갈등에 또다시 불을 붙였다는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불교역사제자리찾기운동본부장 송탁 스님은 “공공기관의 백과사전은 사람들의 보편적 기준에 부합하는 시선에서 서술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특정 사관을 가지고 역사를 축소·확대하는 행태는 공존을 방해하는 위험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천진암·주어사는 가톨릭 신자를 도와주고도 화를 당하고 의도적으로 역사에서 지워지기까지 한 불교계의 아픈 상처”라며 “역사를 바로잡고자 세미나, 토론회, 뮤지컬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불교계로서는 천진암과 주어사에 대한 이 같은 설명을 절대 묵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은 “다른 것도 아니고 사전이다. 사전은 객관적 자료에 충실하게 집필해야 한다.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이 사전에 대한 기본 인식도 없는 것 아니냐” 며 “이런 민감한 키워드에 대한 역사서술을 비전문가에게 맡겼다는 것은 한중연의 필진 선정 시스템이 치밀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특히 이러한 일들이 공공기관에서 벌어질 경우 자칫 가톨릭계와 불교계의 갈증을 더욱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있다”고 우려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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