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첫 보도 후 조계종·서울시 문구수정 협의 보우 대사 ‘처벌→입적’ 등 모두 3건 수정·삭제 ‘간경도감 설립’ 등 불교사 6건은 새롭게 추가
서울의 대표적 장소인 광화문광장 역사물길 연표석에 왜곡돼 있던 불교사가 바르게 고쳐졌다. 지자체 및 공직자의 종교 편향 문제를 넘어 ‘불교·가톨릭’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었던 위험 요소를 일부 바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시장 오세훈)가 불교 관련 역사물길 연표석을 재정비한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앞서 서울시는 조선불교 중흥조 허응당 보우대사 입적을 ‘처벌’로 기록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연표석에서 유교와 불교 역사 서술은 소홀히 다뤄져 있는 반면, 기독교 역사는 과도하게 할애한 점을 지적받아 왔다.
2022년 8월 본지의 첫 보도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와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역사물길 연표석을 9건을 새롭게 각인했다. ‘간경도감, 불교 경서 간행 및 언해 기관 설립’(1461), ‘원각사(원각사지 십층석탑) 건립’(1464), ‘선교양종 및 승과 재개’(1550), ‘휴정(서산대사) 선가귀감 편찬’(1564), ‘유정(사명대사)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 포로 3000인 귀환’(1604), ‘각황사(조계사) 건립’(1910) 역사가 추가됐다. 또 ‘김대건 순교’(1846)와 비교해 논란의 도화선이 됐던 ‘보우 처벌’(1565)은 ‘보우(허응대사) 입적’으로 올바로 고쳐졌다. ‘불교 교단 정비’(1424)는 ‘통합’으로 수정됐고 ‘사족 여성, 승려됨을 금지’(1473)는 삭제됐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특위 위원장 선광 스님은 “종교편향은 언제든 ‘종교갈등’으로 폭발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종교차별 행정을 지속적으로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사회부장 도심 스님은 “서울시가 풀어야 할 문제는 아직 산적해 있다. 광화문광장 시복터와 바닥돌, 서소문 역사공원 가톨릭 성지화, 서울 유적·관광지에 세워진 가톨릭 성지 간판 등도 해결해야 한다”며 “사회부 차원에서 불교 역사 왜곡을 촘촘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