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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십자가 블록 논란 커지자 ‘I’자로 슬쩍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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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08종교편향
댓글 0건 조회4,769회 작성일22-11-2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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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사과 미룬 채 보도블록 일부 변경
서울시 문화국 "25일까지 십자가 정리"
이외 가톨릭 순례자 문양 그대로 존치
"십자가 외 상징물은 시민들 인지 못해"

 

십자가 보도블럭 변경 전(왼쪽), 변경 후 11월15일 십자가 보도블록(왼쪽), 11월24일 '1'자로 변경한 보도블록.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보행도로에 가톨릭 순례자 역경과 고난을 모티브로 한 특수블록을 설치, 따가운 비판을 받았던 서울시가 여론을 의식해 십자가 보도블록 일부를 철거했다. 그러나 십자가 보도블록 설치에 관한 공식 사과는 하지 않은 채 십자가를 ‘I’자형으로 변경하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더구나 함께 논란이 된 '평화의 비둘기' '희망의 촛불' '기도하는 소녀' 등 가톨릭 상징물은 "일반 시민이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그대로 존치해 논란이 쉽게 가라 앉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시장 오세훈) 문화국 관계자는 11월24일 법보신문과의 통화에서 "25일까지 서울역 인근 우리은행청파동지점부터 당고개순교성지까지 2.1㎞구간 십자가 보도블록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월15일 법보신문 첫 보도 이후 22일 용산구와 긴급회의를 개최, "십자가 보도블록에 논란의 소지가 있음을 인정"하고 25일까지 십자가와 십자가 유사 모양 보도블록을 정리하기로 합의했다. 원칙상 1~3월은 보도블록 교체 시기가 아님에도 "여러 상황과 정서를 고려해 낸 결론"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용산구 일대 십자가 보도블록 교체 작업을 시작했다.

법보신문 확인 결과 서울시는 가로 3개, 세로 2개로 만든 십자가를 완전히 걷어내는 대신 양날개던 가로 2개를 세로로 변경, 'I'자 형태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외의 상징물은 그대로 유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업 물량이 워낙 많다보니 우선 일반인들이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십자가 보도블록만 정리하기로 했다"며 "이외의 문양은 시민들이 가톨릭 문양으로 즉각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빨리 조치하기 위해 내려진 결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순례자를 모티브로 한 보도블럭은 서울시 내 용산구 외에는 없다"며 "용산구 외에도 관악구가 순례길 구간에 가톨릭 상징물 특수블록을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코스 길이가 5㎞ 이상으로 길고 사업규모도 커, 심의를 거치며 중단됐다"고 했다.

용산구가 특수 보도블록을 설치한 이유에 관해 서울시는 "2017~2018년 무렵 용산구가 자체적으로 연 자문회의에서 긍정적 의견이 나온 것 같다"며 "이외 경위에 대해선 상세히 모른다"고 답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59호 / 2022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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