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지난해 12월 천주교 인천교구와 맺은 업무협약을 토대로 백령·대청도 성지순례 관광상품을 출시했다.
백령도 1박 2일 상품은 백령성당과 두무진공소, 사곶공소를 방문할 수 있는 순례길 탐방과 함께 섬 경치를 둘러볼 수 있는 두무진 유람선, 심청각, 콩돌해안을 넣어 관광도 가능하다. 2박3일 상품은 대청도가 추가돼 선진동공소와 대청성당을 방문하고, 관광으로는 서풍받이를 즐길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더했다.
인천 섬은 초기 한국 선교의 중요한 장소로, 선교자들은 섬 주민을 돌보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해 백령도의 경우 복음화율이 70%에 이른다.
어린 시절 사제 교육을 받기 위해 유학을 떠난 김대건 신부가 다시 조선에 돌아온 뒤 선교사들을 입국시키기 위해 바닷길을 개척했는데, 백령도는 선교사들의 입국 거점이 된 곳이다. 박해시기 선교사 입국에 큰 역할을 한 백령도는 그리스도의 복음과 동서문화의 사상을 만나게 해 준 역사적 장소라 할 수 있다.
백령도에는 1959년에 건립된 백령성당을 비롯해 용기포공소, 신화동공소, 소가을리공소, 사곶공소, 가을리공소 등이 있다. 공소란 주임신부가 상주하지 않고 순회하는 천주교 공동체이다. 한국천주교회 200년의 반 이상이 공소시대로 대한민국 천주교의 모태라 할 수 있어 천주교인들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백령도 가을공소 [사진 제공=인천시]
대청도에는 대청성당과 고주동공소, 전진동공소, 모래올공소가 있다. 대청성당 선전제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가톨릭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과거 청년 김대건 신부는 1846년 서울 마포에서 배를 타고 연평도를 거쳐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를 돌며 중국과 조선을 오가는 비밀 해상통로를 개척하면서 백령 대청과 인연을 맺었다. 소청도 탑동선착장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예동공소 뒤편에 김 신부의 동상을 만나볼 수 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인천 섬이 순례길 투어의 성지가 되기를 바란다"며 "향후 다른 종교나 비영리기관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