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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방관한 공공영역 성역화 "종교갈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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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08종교편향
댓글 0건 조회4,769회 작성일23-04-1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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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방관한 공공영역 성역화 "종교갈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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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계  
  • 입력 2023.04.18 23:03  
  • 수정 2023.04.19 01:07  
  • 호수 1678  
  •  댓글 0
 

전국비구니회, 4월18일 서울 역사문화기념관서
‘광화문광장 가톨릭 성역화 문제’ 주제 특강 개최
"본질은 불교-가톨릭 대립 아닌 서울시의 무책임"

서울시의 공공역사 왜곡과 가톨릭의 공공장소 성역화에 대해 서울시의 문제의식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전국비구니회가 ‘공공영역의 특정종교 성역화’를 주제로 개최한 특강에서는 광화문광장의 가톨릭 성역화 확산을 방관하는 서울시에 대한 지적과 함께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이 같은 상황이 방치될 경우 우리 사회 종교갈등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광화문광장 특정종교 성역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불교와 가톨릭 간의 갈등이 아닌, 서울시의 무책임에 대한 지적이라는 점에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전국비구니회(회장 본각 스님)가 주최하고 불교역사제자리찾기운동본부(본부장 송탁 스님·이하 운동본부)와 대한불교청년회(회장 장정화·이하 대불청)가 주관한 ‘공공영역 광화문, 특정종교의 성역이 될 수 있는가?’ 특강이 4월18일 오전 10시30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진행됐다. 이번 특강은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톨릭 성지화 사업의 실태를 확인하고 광화문광장의 공공성을 회복을 위한 사부대중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됐다.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의에서는 해당 사건을 최초로 공론화한 정주연 법보신문 기자가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섰다. 정 기자는 광화문과 종각 일대를 직접 촬영한 동영상으로 공공영역에 설치된 특정 종교의 상징물 실태를 보여줬다. 영상에선 광화문광장에 공개적으로, 혹은 신자들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작게 표시돼 있는 가톨릭 상징물들이 다수 확인됐다. 광화문광장 곳곳을 점거하고 있는 가톨릭 성지표식들이 확인될 때마다 청중석 곳곳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밖에도 공적자금을 들인 서소문 공원의 가톨릭 성지화 사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두 번째 강의를 맡은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은 '안중근 의사 평신도 박탈'과 '105인 사건 밀고' 등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 가톨릭이 행한 반민족적 행태를 언급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자 당시 일제 치하 가톨릭 조선교구장이었던 뮈텔 주교는 가톨릭과 연계성을 부정하고자 안 의사의 평신도 자격을 박탈하고 사형 직전 종부선사까지도 거부했다.

이 원장은 데라우치 총독 암살 모의가 적발돼 600여명의 조선인들이 옥고를 치룬 ‘105인 사건’도 뮈텔 주교의 밀고에 의해 발각된 점을 들며 “가톨릭은 지금껏 국가와 민족의 안위보다 교단의 확장만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야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그간 불교계가 이런 일에 점잖게 대응했다.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자”고 제안했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홍선기 전 국회의정연수원 법학교수는 “‘종교의 자유’의 본질은 종교가 국가권력과 결탁하지 않는 ‘정교분리의 원칙’에 있다”며 대표적 개신교 국가인 미국의 1989년 대법원 판결을 예시로 들었다. 당시 크리스마스 기간 중 군 법원 계단에 예수탄생화를 걸어 놓은 일이 미국 수정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을 침해 하는가’가 쟁점이었던 사건이다. 미 대법원은 공공건물에 종교상징화를 걸어 놓는 것이 위헌이란 결정을 내렸다.

홍 교수는 또 ‘30년 전쟁’을 인용하며 ‘정교분리의 원칙’이 왜 중요한지 이유를 설명했다. '30년 전쟁'은 17세기 가톨릭과 개신교의 대립으로 800만명 이상의 독일인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이다. 홍 교수는 “국가권력과 종교가 결탁하면 늘 전쟁이 끊이질 않았다”며 “종교갈등으로 인한 희생을 방지하기 위해 ‘정교분리의 원칙’은 꼭 필요하다”고 했다.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에서 민학기 변호사는 “이번 갈등의 핵심은 불교와 가톨릭 간의 대립이 아니다”며 “갈등을 풀기 위해 종교편향적인 사업을 문제의식 없이 추진한 정부와 서울시에 책임을 묻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물길연표석엔 광화문과 상관없거나 민족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아님을 들며 "전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중요하고 객관적인 역사를 함께 추리는 것은 어떻냐"며 의견을 제시했다. 객석에서는 박수로 공감을 표시했다.

전국비구니회는 특강 후 입장문을 발표하고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새로이 꾸미면서 다량의 가톨릭 상징물을 설치했다”며 “광화문광장을 특정 종교의 순례지를 조성하는 행위가 과연 상식적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을 가톨릭 순례지로 만든 사유를 분명히 밝힐 것을 요구하며 “시복표지판을 포함한 특정 종교의 설치물을 철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국비구니회와 운동본부는 서울시에 끝까지 책임을 묻고 항의를 지속할 것을 밝혔다. 입장문은 승가연구소장 수경 스님이 대독했다.

이날 특강에 앞서 회장 본각 스님은 “이번 특강은 불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왜곡·와전·축소된 공공영역의 역사를 바로잡는 일”이라며 특강을 주최한 취지를 밝혔다. 스님은 비구니회가 사부대중의 한 축으로서 종단에서 추진하는 역사바로세우기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며 “500년 광화문역사가 가톨릭 10년 역사에 덧칠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총무원 사회부장 범종 스님은 격려사를 통해 “전국비구니회와 운동본부, 대불청의 노고에 감사하다”며 “이번 특강이 광화문광장의 역사적 의미를 살려 시민의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특강의 진행은 전국비구니회 기획실장 탄하 스님이 맡았다. 전국비구니회 원로의원 일법, 총무원 사회부장 범종, 특별해외교구 부교구장 정범, 미래본부 사무국장 지안, 봉녕사 율주 적연, 전국비구니회 부회장 정명, 중앙종회의원 설해 스님과 전국비구니회 전국 지회장 스님들을 비롯해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장, 유정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 배동학 포교사단 수석부단장 등이 참석했다.

특강이 마친 뒤 본각 스님과 대중들은 직접 광화문광장을 답사하며 서울시의 종교편향적 광장 재정비 사업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박건태 인턴기자 pureway@beopbo.com
[1678호 / 2023년 4월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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