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종교사회, 종교간 평화가 곧 사회통합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 역할 미미
‘제재 어려워 형식적 운영’ 비판 제기
관련기구 설치해 발생 즉시 시정 등
현안에 대한 개선 의지 보여야
제20대 대통령으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차기 정부에서는 더 이상의 종교편향이나 차별 없는 평등세상 구현을 목표로 국정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직자 종교편향 행위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가 가동 중이지만, 광범위하게 벌어지는 차별 사례들을 모두 커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불교 내부에서는 지난해 전국승려대회가 열린 이후 여야가 내놓은 ‘종교평화위원회(가칭)’ 신설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통합하는 정치를 펼쳐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문체부 산하의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 만으로는 종교편향을 뿌리 뽑기엔 부족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2008년 10월부터 운영하고 있지만, 편향 행위들은 근절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직자들의 종교중립 의무를 위반한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데다 상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자료제공=문화체육관광부
최근 문체부가 공개한 ‘공직자 종교차별 신고 현황 및 주요 신고사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센터가 처음 설치 된 이후 신고를 받아 처리를 해오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신고 건수 자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별을 예방하고 교육을 통해 일부 성과를 거뒀다는 시각도 있지만,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더 많다.
이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고 된 건수는 모두 313건이다. 이명박 정권 당시에는 수치가 높았지만, 이후 차츰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거의 한 자릿수로 집계되는 등 눈에 띄게 줄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8년 8건, 2009년 77건, 2010년 36건, 2011년 21건, 2012년 10건, 2013년 12건, 2014년 19건, 2015년 12건, 2016년 9건, 2017년 28건, 2018년 55건, 2019년 7건, 2020년 9건, 2021년 6건, 2022년 4건(2월15일 기준) 등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종교차별에 해당한다고 결론이 내려진 경우는 거의 드물었고, 지난해는 아예 없었다. 센터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여야에서 제시한 종교평화차별금지위원회 혹은 종교평화위원회를 설치해 범정부 차원에서 관련 현안을 풀어 가야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무총리 산하에 ‘종교평화차별금지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를 국무총리실 산하로 격상해 정부 산하 모든 공공기관에 대한 공직자 종교편향을 상시적으로 감시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또한 종교평화위원회를 신설해 공무원 종교편향에 대한 처벌 조항을 강화하고, 발생 즉시 시정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불교계는 이러한 정책을 반드시 실천으로 옮겨 공공영역에서 벌어지는 차별 행위들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덕문스님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관련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사실상 전 공직자들을 컨트롤 하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제 편향 행위들이 벌어졌을 때 제재가 이뤄져야 함에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센터 또한 형식적인 형태에 머무를 수 밖다”며 “총리실 산하에 관련 기구를 설치하고 이 사안을 해결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님은 이어 “다종교 사회에서 종교 갈등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한다면 사회 통합은 요원한 만큼 새 정부에서 반드시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면서 “종교차별에 의한 분열과 갈등을 미연에 방지해야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정과 안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문체부는 센터가 나름대로 역할은 하고 있지만, 종교편향 근절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에 공감을 표하고, 역량을 강화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불교 내부에서 제기된 내용들을 잘 알고 있고, 차별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 대상자도 보다 확대해 진행하는 등 좀 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불교신문3707호/2022년3월15일자]
출처 : 불교신문(http://www.ibulgy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