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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대응·미래세대 포교...한국불교 미래 위해 머리맞댄 교수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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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우08천진암 주어사
댓글 0건 조회2,391회 작성일24-07-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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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교수불자대회 성료

탈종교 시대 불교미래 대주제
불교역사 왜곡 대응 특별세션

청년포교 학술적 논의도 이뤄져
“동아리 창립 모델로 정립돼야”
방송포교·플랫폼 필요성도 제기

7월2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거행된 교수불자대회 입재식 기념촬영 모습. 이번 대회에는 전국 40개 대학 70여 명의 교수가 참석했다.7월2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거행된 교수불자대회 입재식 기념촬영 모습. 이번 대회에는 전국 40개 대학 70여 명의 교수가 참석했다.

전국 교수불자들이 한국불교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7월2일부터 4일까지 한국교수불자대회(회장 이상훈, 대전대 교수)가 서울 동국대 일원에서 개최된 것이다. 불교계 지성을 대표하는 교수불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탈종교 시대 종교 정체성과 한국불교가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했다.

이같은 대주제 아래 주어사, 천진암을 중심으로 불교역사 왜곡 현황을 진단하는 시사 특별세션이 전면 배치됐다. 미래세대 포교를 위해 동아리 설립, 운영에 대한 학술적 논의와 더불어 청년들이 주체가 되는 방송 콘텐츠 제작 확대와 종교적 질의응답을 가감없이 전개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회 기간 논의에 오른 주제들을 요약해 소개한다.

◆‘불교역사 왜곡 실태’...시사세션 전면배치

민순의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민순의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

이번 대회는 주어사, 천진암 중심으로 본 불교역사 왜곡 현황과 실태, 천주교 성지에 가려진 내포지방 민중사 등 시사 세션으로 시작했다. 불교 미래를 고민하기 전 역사와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선결과제’라는 판단에서다.

민순의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연구원은 가톨릭 측에서 ‘최초 강학지’라고 주장하는 주어사·천진암 성지화 문제를 조명했다. 민 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가톨릭은 경기 광주시와 여주시 경계에 있는 주어사 터에 대한 성역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천진암 터를 ‘한국천주교발상지’라고 하며 이미 ‘성지’를 조성했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은 조선 후기 다산 정약용을 비롯한 소장파 유학자들이 이곳에서 서학을 강학했다는 데 있다.

문제는 불교역사 지우기다. 당시 서학 강학을 용인 내지 지원하며 그들을 보호해 주었던 것이 바로 사찰의 스님들이라는 사실은 물론, 본래 불교 사찰이 있었다는 역사적 맥락은 소거하며 무리한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민 연구원은 “이미 대중 다수에게 가톨릭의 역사 유적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천진암 성지에는 불교와 관련된 일체의 표지나 안내가 존재하지 않고 법당 자리에는 5명 유학자 이벽, 정약종,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의 가묘(假墓)가 조성돼 있을 뿐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날 민 연구원은 가톨릭 측에서 이미 골짜기를 메워 주요 시설을 세우고 이른바 ‘천진암 성지’를 조성했으며, 2079년 완공을 목표로 ‘100년 계획 천진암 대성당’ 건립공사가 추진 중에 있다고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천진암 터에 ‘천·진·암·대·성·당’이라고 적힌 돌들이 놓여 있는데, 이 가운데 사찰을 의미하는 ‘암(庵)’ 자를 ‘암(蓭)’ 자로 바꾸는 등 불교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 연구원은 한국 천주교가 겪어온 ‘박해’의 역사를 존중한다면서도, 종교와 정치의 개념과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에 처음 발을 들인 신부로 선양되고 있는 세르페데스 신부는 엄연히 임진왜란의 선봉장으로 조선을 침략한 고니시 유키나가의 ‘군종승’이었음을 명확히 하며 가톨릭의 확장 정책에 ‘당하는’ 입장에서는 선교가 해당 국가의 공권력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한국 가톨릭은 천진암, 주어사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고 ‘작은 비석’이라도 세워 당시 한국 불교계와 스님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가톨릭교도를 숨겨주고 강학회를 열게했던 행위에 감사를 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토론에 나선 안양대 심민석 교수도 가톨릭 측에 조선시대 존재했던 사찰이 분명한 천진암과 주어사에 대한 왜곡을 중단할 것을 주문했다. 심 교수는 “우리 사회는 현재 여러 사회적 갈등을 겪고 있다”며 “여기에 종교 간의 갈등이 더해진다면 통제할 수 없는 사회적 혼란에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주어사, 천진암에 대해) 일방적으로 천주교만의 성지로 조성하려는 것은 평화를 수호하고 공존해야 할 의미를 희석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날 김학로 당진역사문화연구소 연구원도 ‘천주교 성지에 가려진 내포지방 민중사’를 이야기했다. 김 연구원은 “내포지방의 홍주읍성, 해미읍성, 충청수영성 등은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성을 지닌 곳”이라며 “천주교만의 성지로 성역화하는 것은 몰역사적이고 종교·문화·사회적으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래세대 포교 방안도 집중 논의

신한대 박소진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 방송포교의 방향을 탐색했다.신한대 박소진 교수는 이번 대회에서 방송포교의 방향을 탐색했다.

둘째날인 7월3일에는 ‘MZ세대’ 불교 인식에 대한 진단과 더불어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청년 전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불교동아리에서 지도교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견해도 나왔다.

신한대 박소진 교수는 방송포교의 방향을 탐색했다. ‘뉴진스님’ 현상과 청년 불자 확장이라는 점에 착안한 연구는 조계사 청년회의 유튜브채널 ‘불짬뽕’과 한마음선원 청년회 미디어팀 활동을 분석했다. 박 교수는 두 사찰 청년회 모두 청년들이 주체가 돼 콘텐츠를 생산한다는 공통점을 언급하고 청년들이 방송포교의 새로운 주체라고 호명했다. 그는 “청년세대에 의한 방송포교 활성화를 위해 각 사찰 뿐 아니라 종단 차원에서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동국대 문일수 교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인 ‘Z세대’가 종교와 종교모임에 대한 불신이 6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이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질문과 의심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진정성과 비판적 사고를 중요시 하는 젊은이들이 마음껏 탐구하고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 교수는 플랫폼을 통해 MZ세대가 불교가 개인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믿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교동아리 창립 경과를 분석한 결과도 제시됐다. 학생과 지도법사, 사찰을 연결하는 ‘코디네이터’로서 지도교수의 역할이 강조됐다. 김용진 경상국립대 교수는 1967년 창립돼 활발히 활동하다가 2000년대 초반 유명무실해졌던 불교동아리를 2022년 재창립 했던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지도교수와 학생들과의 협의를 통해 1개월 만에 동아리 창립 요건인 15명 회원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어 해인사 등 지역 사찰의 전법 의지와 김 교수 본인의 권유 등 요인이 작용해 진주보건대, 경남대 또한 올해 재창립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불교동아리 창립을 위한 제반 여건은 열악했지만 종단과 교구본사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체계적인 협력 체제를 갖춘다면 효율적 창립과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특히, 지도교수는 학생과 지도법사, 사찰을 연결하는 ‘코디네이터’로 역할을 하기에 적절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동아리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도교수들이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불교동아리 지도교수들의 체계적 수행 모임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지도교수에 의한 대표학생 탐색 △소수의 창립 멤버 확보 △창립 요건 인원 모집 △회원 확대 등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밖에도 전국 40개 대학 70여 명의 교수가 참석한 이번 대회에서는 불교명상의 탈종교적 응용, 항쟁과 인식의 공간, 산사(山寺) 등 20개 발표가 이뤄졌다.

한편 1988년 창립된 한국교수불자연합회는 대표적인 불교 지성인 모임으로서 학술연찬과 신행활동을 겸하고 있다. 교수불자대회는 2003년부터 매년 개최돼왔다. 교리연구는 물론 회원들의 학문적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불교 제반 분야를 심도있게 탐구하는 한편 학제간 융합연구의 영역 또한 개척하고 있다.

 

불교신문 이도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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